1993년작, 배트맨 시리즈를 연출한 조엘 슈마허 감독, 마이클 더글러스 주연 영화다.
아주 오래 전 영화고 아주 가끔 마이너 케이블티비에서 재방을 해주곤 한다. 한국인에 대한 인종 차별로 한국엔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다.
회사에서 잘리고, 이혼하고, 도로는 미친듯이 막히고, 날씨는 덥고…소시민으로 살아 온 소심한 인간이 이성이라는 고삐가 완전히 풀리면서 나락으로 가는 영화.
인간의 마음 속에는 늘 폭력이라는 넘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. 단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육과 경험을 통해 형성된 이성이라는 고삐를 이 악의 목에 걸고 늘 당기고 있을 뿐이다. 그러나 짜증, 분노, 슬픔, 절망 같은 감정들이 고삐를 쥐고 있는 손가락을 하나하나 꺽어낸다. 그리고 그 힘이 풀리는 순간 폭력이라는 절대 악이 뛰쳐나오고, 세상은 지옥으로 변한다. 지옥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다. 우리고 살고 있는 이곳에 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.
단지 지금이, 이곳이 아닐 뿐이지… 이 세상은 사랑 듬뿍 받고 자라서 폭력이라는 것을 아예 모르고 자란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다.
영화 내내 우울함만 가득한 영화. 짜증과 분노 그리고 절망 같은 것들이 목구멍 끝까지 차오르면 누구나 한번쯤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행동하고 싶지 않았을까? 그러나 전혀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는다. 이것이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다.
D-fens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.
오늘 괴로운가요? 너무 짜증내고 슬퍼마세요, 어차피 내일도 괴로울 테니…
행복한 순간은 있어도 행복한 삶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.
인생은 늘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지…
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온갖 모순으로 가득찬, 너무나 많은 인간들이 부대끼고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, 30년이 더 지난 영화지만 2025년 여기저기 만연하는 묻지만 살인과 자살률 최고의 이 시대는 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다. 그저 이성의 고삐를 놓지않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냥저냥 살아가는 세상이다.